책 이야기/책 감상

행복의 기원 - 원초적이지만 확실한 음식과 사람

idtptkd 2024. 11. 3.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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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기원 | 서은국 | 21세기북스- 교보ebook

인간의 행복은 어디서 오는가(10주년 기념 개정판), “이 시대 최고의 행복 심리학자가 다윈을 만났다!”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진화학자 장대익, 사회심리학자 허태균 추천! ★ 심리학 분야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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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계발서를 한동안 꽤 읽었던 시기가 있었다. 마치 읽고 나면 내가 가치있는 인간으로 작동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내가 좀 더 훌륭한 사람이 되었냐고 물으면, 애매하다.

  이 책을 읽을 때, 주의해야할 것 '행복≠가치있는 일'라는 걸 아는 거다. 우리가 행복하다는 감정은 생존을 위한 선택을 쉽게 하기 위해, 뇌가 주는 곁다리 포상에 가깝다.

  그리고 생존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음식과 사람이다. 당연히 생명체로서 음식은 중요하다. 안 먹으면 죽으니까. 그리고 사회적 동물이자, 대부분의 동물이 그렇듯이 같은 개체가 모여있으면 생존율이 상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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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핵심을 사진 한 장에 담는다면 어떤 모습일까? 이 책의 내용과 지금까지의 다양한 연구 결과들을 총체적으로 생각했을 때, 그것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음식을 먹는 장면이다. 문명에 묻혀 살지만, 우리의 원시적인 뇌가 여전히 가장 흥분하며 즐거워하는 것은 바로 이 두 가지다. 음식, 그리고 사람.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모든 껍데기를 벗겨 내면 행복은 결국 이 사진 한 장으로 요약된다. 행복과 불행은 이 장면이 가득한 인생 대 그렇지 않은 인생의 차이다. 한마디 덧붙인다면 “The rest are details”, 나머지 것들은 주석일 뿐이다.

 

  이 책의 시작은 우리가 생각한 행복에 대한 철학적 껍데기를 벗기는 것이다. 우리는 가치있는 삶을 살면, 행복해질 거라 믿어왔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은 사람들의 불행에 당혹스러워했다. 저 사람이 왜? 저렇게 사회적으로 인정 받았는데, 왜?

  행복은 인간이 느끼는 감정으로, 아까 언급했든 생존 선택에 따른 부산물이다. 이 책은 이 점을 말해준다. 긍정적 생각이나 사고 방식을 성공 공식처럼 만드는 이야기와 다른다. 행복은 그저 감정으로서의 행복일 뿐이다. 과학적으로 무미건조한 답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허울뿐인 행복에 대한 의문을 느낀 사람들에게 직설적인 해답이 되었을 것 같다. 이 책이 많이 추천받은 이유가 그 점이 아닐까 싶다.

 

  덧붙여, 이 책에서 사람이 중요하다 했지만, 모든 사람이 중요한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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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전제 조건이 있다. 친구가 무조건 많은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진짜 친구’가 몇 명 있는지가 중요했다. 만남의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자유감의 중요성이 또다시 등장한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만나는 사람들보다 만나고 싶어서 만나는 사람들이 많아야 한다.

  또한, 내향적(낮은 외향성을 지닌) 사람들이 사람이 안 필요한 게 아니다. 그저 사람에 대해 예민하기 때문에, 사람에 의한 스트레도 많이 받는 거다. 내향적인 사람에게도 '좋은 사람들과의 좋은 시간'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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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음식만큼 중요한 생존 자원이기에 이에 대한 감정적 반응 역시 강력하다. 그리고 음식과 마찬가지로 사람도 양날의 검과 같은 속성이 있다. 좋은 사람과 대화하고 놀고 손잡는 것만큼 순수한 즐거움을 주는 것도 없지만, 역으로 사람만큼 스트레스와 불쾌감을 주는 자극도 없다. 나를 배척시키고, 해를 가할 수 있는 위험한 존재 또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즉, 사람은 가장 절대적인 행복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불행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그 외 집단적 문화에 따라 한국인이 풍요에 비해 행복을 덜 느끼는 이유 등도 언급되어 있는데, 이유는 행복의 잣대를 타인에게 맡기기 때문이다. 아까 말했든 사람과 어울리는 건, 생존 확률을 올려주기때문에 행복을 준다. 반면, 집단주의의 사람에게 타인의 평가는 생존률을 낮추는 위협이 될 수 있다. 개인주의의 사회보다 더.

  이 책에서 1) 행복한 삶≠가치있는 삶, 2) 내향인도 좋은 만남이 필요하다, 3) 타인의 눈치 살피며 삶을 위탁하면 행복해지기 어렵다, 총 세 가지가 기억에 남는다. 이 세 가지가 내가 가졌던 편견과 정반대 지점에 있었기 때문이다. 인정받는 삶을 사는 사람들은 행복할 거란 편견, 사람을 만나면 피곤하기때문에 혼자가 더 즐거울 거란 판단, 내 스스로의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은 방치를 이제는 조금씩 어루어봐야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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