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호실로 가다 - 1960년대 영국은 불륜의 나라인가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0549209
이 책을 대체 어디서 봐서 고르게 되었을까. 어쨌든 누군가의 추천으로 관심 도서에 담아놨다가 읽기 시작했다. 읽으면서 또 다시 '난 순문학과 안 맞나'라는 생각을 했다. 다소 불편했지만, 읽은 게 아까워서 남은 단편들까지 다 읽었다. 흠...
이 책에서 '19호실로 가다'와 '남자와 남자 사이' 정도가 '일과 자기 실현을 포기하지 말자'라는 현실적 교훈을 줄만하고, 나머지는 솔직히 내 취향은 아니다. 앞에 말한 두 단편도 그렇게 '와, 정말 읽기를 잘 했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저 친구와 만나서 최근 읽은 책을(이야기할 일이 있을까도 싶지만) 말하다가 '1960년대 영국 소설인데 불륜 투성이였어'라고 말할 에피소드가 생긴 느낌이다.
작품 해설을 읽고 나면, 결혼 제도의 붕괴와 성의 자유를 드러낸 시대적 모습이라고도 하는데, 솔직히 불편하긴 하다. 불륜을 안 하는 이야기가 '영국 대 영국', '두 도공' 외에는 거의 없는 것 같고. 결혼제도의 붕괴가 자유로운 불륜과 성적 우위 외에는 자신을 입증하는데 실패한 찌찔한 불륜남의 모습(특히 가장 처음 배치된 '최종 후보명단에서 하나 빼기'에 잘 드러난다)으로 아주 잘 보이는데는 성공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뭔가 이 책이 준 무언가가(아직은 잘 모르겠음) 내게 남을 수 있을 수는 있지만, 지금은 그저 올해의 읽은 책 목록에 하나를 더 해줄 뿐이다. 추가로 2007년에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의 책을 읽었다는 명예 훈장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