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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메모] 당신은 화성으로 떠날 수 없다

idtptkd 2024. 12. 18.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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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화성으로 떠날 수 없다 | 아메데오 발비 | 북인어박스- 교보ebook

“우리는 ‘우주 다행성 종’이 될 수 있을까?” 우주 개발을 둘러싼 과학적, 기술적, 윤리적 장벽들 “스타십은 인류를 화성으로 데려가고, 결국 인류를 다행성 종으로 이끌 것이다.” 일론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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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화석 기록에 따르면, 모든 생명체는 약 35억~40억 년 전 흔적을 잃어버린 초기 단세포 생명체에서 시작됐을 것이다. 이 생명체의 흔적은 사라졌지만, 과학자들은 친근하게 루카(LUCA), 즉 ‘마지막 보편적 공통 조상(Last Universal Common Ancestor)’이라고 부른다. 쉽게 말해서, 루카는 지구상 모든 생명의 형태, 현재와 과거의 모든 생명의 기원이 되는 생명체다. 그 존재가 지구에 등장한 최초의 생명체는 아닐 수 있지만, 최소한 오늘날까지 생존에 성공한 모든 후손의 조상인 것만은 틀림없다.

10%
우리 조산이 특정 지역에 도착한 시점과 그 지역에서 다수의 동물종이 멸종하는 현상 사이에는 놀라울 정도로 시간적 연관성이 있다.

29%
지구 저궤도는 대략 고도 200~2,00킬로미터 사이의 영역으로, 국제우주정거장과 우주왕복선을 포함한 모든 유인 우주선과 우주정거장은 이 범위 안에 머물러 있다. 많은 이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지구 저궤도 내에 있는 물체는 지상에서와 비슷한 중력을 받는다. 우주비행사들이 지구 저궤도에서 무중력과 같은 느낌을 경험하는 것은 중력이 약해져서가 아니라, 그들과 함께 있는 우주선이나 우주 정거장이 지구를 향해 자유 낙하하고 있기 때문이다(물론, 직접 지면을 향하지는 않고 대략 원형의 궤도를 돈다).

30%
대기의 총 질량 중 80퍼센트와 거의 모든 수증기가 ‘대류권’이라고 불리는 아래쪽 부분에 머물고 있다. 이 대류권의 평균 두계는 약 12킬로미터로,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기상 현상이 이곳에서 발생한다. 인간에 대한 첫 번째 제약은 이미 약 19킬로미터 고도, 즉 ‘암스트롱 한계(Armstrong limit)’라고 알려진 지점에서 감지된다(이 이름은 우주비행사나 트럼펫 연주자와는 아무 관련 없는, 의사이자 공군 비행사 해리 암스트롱Harry Armstring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그 높이부터는 대기압이 몸 내부 체액의 압력보다 낮아져서 목과 페에 있는 수분이 증발하기 시작한다. 따라서 압력을 일정하게 조절해주는 여압복이 없으면 죽음에 이르게 된다.

31%
태양은 빛과 다른 형태의 전자기 방사선 외에도, 전자, 양성자 그리고 소량의 중이온 등으로 구성된 ‘태양풍(Solar wind)’을 끊임없이 우주로 방출한다. 이 입자들은 보통 초속 300~800킬로미터 속도로 움직이며, 태양 활동이 강할 때는 최대 초속 1,000킬로미터까지 속도가 증가하기도 한다. 이 입자들은 매우 심각한 생물학적 손상을 일으킬 수 있지만, 지구 표면에서는 지구를 감싸는 자기장 덕분에 보호받는다. 지구의 자기장은 우주에서 오는 태양풍과 다른 이온 입자들을 포획해, 밴 앨런 복사대(Van Allen radiation belt)라 불리는 도넛 모양의 구조를 형성한다. 밴 앨런 복사대는 주로 두 영역으로 나뉘며, 내부 벨트는 지구로부터 약 1,000~1만 2,000킬로미터 사이에, 외부 벨트는 약 1만 3,000~6만 킬로미터 사이에 위치한다. 이 영역에서는 방사선의 밀도가 높지만, 태양풍에 노출되는 것보다 더 위험하지는 않다. 실제로, 달 탐사 임무를 띠었던 아폴로 우주선들은 밴 앨런 복사대를 문제없이 통과했다.

32%
우주선과 태양풍에 직접 노출된 우주인들은 ‘슈퍼 인간’이 되기보다는 심각한 상해를 입게 될 것이다. 백내장과 같은 시각 손상, 순환계 및 중추 신경계 문제, 암, 그리고 급성 방사선 증후군 등 심각한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적절한 보호장치 없이 장기간 우주에 머무는 것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치명적일 수 있다.

34%
인간이 금성 표면에 발을 내디딜 가능성은 거의 없다. 정착하는 일은 더더욱 불가능하다. 하지만 발아래 단단한 땅을 포기한다면, 금성 상공에 거주 공간을 두는 방안을 상상해볼 수는 있다. 금성의 대기는 약 50킬로미터 고도에서 지구 표면과 비슷한 압력을 가지는데, 지구의 공기로 채워진 풍선 형태의 구조물이라면 그 내부에서 사람들이 호흡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구조물 자체도 공중에 떠 있을 수 있다. 해당 고도에서 외부 온도는 약 섭씨 70도로 높지만, 이 온도는 충분히 제어할 수 있다. 금성의 구름 사이를 떠다니는 인공적인 주거지는 풍부한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며, 그보다 높은 곳에 있는 대기 덕분에 가장 해로운 방사선으로부터 적어도 부분적으로 보호될 것이다.
공상과학 작가이자 우주 공학자 제프리 A. 랜디스(Geoffrey A. Landis, 1955~ )는 이러한 공중 도시 구상에 가장 적극적인 인물이다. 그러나 이 개념은 기발하지만,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가 워낙 많아서 먼 미래로 미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몇 년 전, 이보다 작은 규모의 계획이 NASA 내부에서 연구 수준으로 검토되기도 했다. ‘하복(고고도 금성 탐사 계획, High Altitude Venus Operational Concept, HAVOC)’이라 불린 이 계획은 유인 비행선과 풍선을 금성 대기에 띄워 활용할 수 있는지 그 실현 가능성을 연구했다.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으로 제작된 홍보 영상물4이 대중에게 소개되며 많은 우주 애호가들의 상상력을 자극했지만, 이는 개념적인 실험에 그쳤을 뿐 지금까지 이를 실현할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고 있다.

35%
적절한 보호 장비가 없다면, 달 정착민은 지구 표면보다 최대 1,000배 더 많은 우주 방사선에 노출될 수 있다. 이는 국제우주정거장의 우주인들이 받는 것보다도 훨씬 많은 양이다. 단기간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장기간 머물 계획이라면 대부분의 시간을 적절히 차폐된 주거 구역 내에서 보내야 한다.
(중략)
달의 자전 주기는 지구의 기준으로 약 29일이나 걸리는데, 극심한 온도 변화뿐만 아니라 빛이 없는 긴 밤을 견뎌야 하는 것도 인간에게는 큰 곤욕이다. 그런데 이 특성은 태양광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때 비효율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결코 그늘이 지지 않는 달 극지방의 몇몇 지역에서는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도 있다. 또한, 달은 항상 같은 면을 지구와 맞보기 때문에(‘어두운 면Dark Side of the Moon’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달 뒷면은 지구에서 볼 수 없을 뿐 햇빛은 똑같이 받는다) 오직 보이는 앞면에 건설된 영구 거주지만이 우리와 직접적인 통신이 가능하다(달 뒷면과의 통신은 별도의 달 궤도 중계위성이 필요하다).
(중략)
약한 중력은 거동을 불안정하게 하고, 가장 간단한 움직임조차 어색하게 만든다(아폴로 우주인들이 넘어지는 재미있는 동영상을 검색해보라). 게다가 장기적으로 근육을 위축시키고, 뼈 질량을 감소시키며, 혈액 순환, 혈압, 심장 기능에도 변화를 일으킨다.


36%
레골리스(Regolith)라 불리는 달 표면의 미세한 먼지는 상당히 성가신 물질이다. 마모된 상태의 이 먼지는 정전기적 특성을 띠고 있어서 접촉하는 모든 것에 달라붙는다. 이는 전자장비뿐 아니라 건강에도 위협이 된다.

40%
‘호만 전이 궤도(Hohmann transfer orbit)’는 우주선이 한 궤도에서 다른 궤도로 가는 데 최소한의 연료를 소모하며 기동하는 방법을 다룬다. 원칙적으로 이 기동에서는 두 번의 로켓 점화가 필요하다. 첫 번째 점화는 출발 궤도에서 벗어날 때 이뤄지고, 두 번째 점화는 도착 궤도에 진입할 때 이뤄진다. 궤도를 변경하는 경로에 있는 동안에는 우주선이 관성에 의해 움직이며 그 과정에서 연료를 소모하지 않는다.
(중략)
이 기동은 지구와 화성 사이의 특정한 조건이 마련됐을 때만 수행할 수 있는데, 약 26개월마다 열리는 ‘발사 창(Launch window)’이 바로 그 시기다.

41%
현재(그리고 앞으로 수십 년 동안 현실적으로) 사용 가능한 어떤 기술로도 6개월 이내에 화성에 도달하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 여기에 승무원과 함께 적재해야 하는 필수적인 물자들과 그에 따른 동력 소모를 고려한다면, 더 합리적인 추정 소요 기간은 약 9개월 정도다.

41%
우주선은 우주 및 태양 방사선으로부터 승무원을 보호하기 위해 완벽히 차폐돼야 한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벽 두께를 늘리는 것이지만, 이는 우주선 질량을 상당히 증가시킴으로써 비효율성을 증가시킨다. 다른 방법으로 우주 입자를 흡수할 수 있는 가벼우면서도 효과적인 소재를 개발해 장착하거나, 우주선 내 자체 자기장 체계를 만드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최근 이 분야는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확실한 결과물이 없는 상태다.

42%
지구와 거리가 멀어지면 실시간 통신도 점차 끊기게 되고, 양방향 전자기 신호 지연도 증가한다. 지구와 화성이 가장 가까이 있을 때 빛은 약 4분이 걸리지만, 가장 멀리 있을 때는 약 24분이 걸린다.

46%
화성의 토양은 있는 그대로 경작에 쓰일 수 없다. 사실, 그것을 ‘토양’이라고 부르는 것조차 부적절할 수 있으며, 올바른 용어는 이미 달 표면에서 알게 됐던 ‘레골리스’다. 이 흙을 경작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유기물과 비료를 인공적으로 첨가해야 하며, 과염소산염(Perchlorate)과 같은 독성 물질이 고농도로 포함돼 있어서 인간과 대부분의 생물체에 해롭다. 짐작하건대, 화성에서의 농업은 수경재배, 즉 물과 영양분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시작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 또 생각해야 할 점은 일조량 부족이다. 화성은 지구가 받는 일조량의 약 60퍼센트 수준으로 햇빛을 받는다. 어떤 방식으로든, 식용 식물은 외부 환경과 격리된 온실에서 재배돼야 하며, 인공 빛과 대기, 비료, 영양분, 온도 조절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47%
화성의 정착지는 거의 완벽히 폐쇄되고 자급자족하는 체계로 구축돼야 하며, 외부 조건과 별개로 식물과 소규모 생물이 잘나느 밀폐된 테라리움(Terrarium)과 같을 것이다.

47%
1991년 9월, 8명의 사람들(4명의 여성과 4명의 남성)이 애리조나 사막에 지어진 거대한 금속과 유리 구조물에 자발적으로 들어갔다. 두 해 동안 완전한 고립 상태에서 지내기 위해서였다. 그들이 들어간 구조물은 텍사스의 억만장자 에드 바스(Ed Bass)가 기부한 1억 5,000만 달러의 비용으로 지은 아주 야심 찬 이름의 ‘바이오스피어 2(Biosphere 2)’였다. 이름에서 추측할 수 있듯이, 이 구조물은 햇빛을 제외한 모든 에너지와 물질의 상호작용을 차단한 인공생태계로, 자급자족 가능한 지구 생태계를 재현하기 위해 설계됐다. 실험 시작 당시, 바이오스피어 2에는 3,800여 종의 식물과 동물을 함께 들였으며, 열대우림, 바다, 습지, 사막, 사바나 등 다섯 가지 다른 생태계를 재현했다. 입구를 밀봉한 후, 참여자들은 스스로 음식을 생산하고 공기와 물을 재활용했다. 또 유기성 폐기물을 관리하며 심각한 갈등이나 우울증을 겪지 않고 공존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했다. 물론, 세상과의 그 어떤 접촉도 없이 말이다.
(중략)
몇 달 후에는 구조물 내 산소 농도도 우려할 정도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산화탄소가 점차 축적되면서 8명의 참가자 모두에게 졸음, 굼뜬 움직임과 어눌한 말투 등의 고산병 증상이 나타났다. 함께 들어갔던 상당수 동물도 폐사하면서, 바퀴벌레와 개미 같은 생존력이 강한 종들이 바이오스피어 2 전체를 채워갔다. 여기에 더해, 운영과 관리를 두고 잦은 갈등이 일어나며 참가자 간 인간관계 문제도 불거졌다.
(중략)
1994년 3월에 시작된 두 번째 도전은 이러한 문제들을 보완해 새로운 참가자들과 함께 의욕적으로 시작됐지만, 몇 달 만에 투자자들이 사업을 청산하기로 결정하면서 중단됐다.

49%
지구와 화성 대기 간의 커다란 압력 차이는 거주 공간과 외부 사이의 아주 작은 구멍만으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예를 들어, 1,000m3 크기의 거주 공간에 난 지름 1mm의 작은 구멍은 약 80일 만에 전체 인공 대기를 소멸시킬 수 있다).

51%
2015년 MIT에서 마스 원 계획이 실현 불가능하다고 발표했을 때였다. 제시된 여러 근거 중 특히 우주비행사들이 화성 도착 후 68일 만에 질식할 것이라는 치명적인 예측은 우주 탐사에 문외한들에게도 설득력 있게 들렸다.

53%
현재까지 스타쉽 계획에는 장기간의 우주 비행 중 일어날 수 있는 방사선 노출이나 무중력 상태를 해결할 실질적인 안전장치들이 빠져 있다.

54%
저중력 상태에서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 있고, 특히 임신 중 방사선은 훨씬 더 위험하다. 화성 정착민들이 종을 확산할 방법을 찾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55%
화성의 극지 얼음을 부분적으로 녹이려면 수천 개의 고출력 핵탄두를 며칠에 걸쳐 폭발시켜야 하는데, 이는 오늘날 전 세계 비축량보다 많은 핵무기가 필요하다. 어쨌든, 이 방법은 화성 내 방사능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원하는 효과와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 이를테면, 폭발로 인해 방출된 막대한 양의 먼지가 수년 동안 태양 빛을 가려 화성을 더욱 냉각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이는 ‘핵겨울’이라는 용어로, 핵전쟁 후 상황에서 자주 언급된다).
(중략)
수백 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궤도 거울(Orbital mirror)을 활용해 극지의 얼음을 녹이자는 발상도 터무니없다. 이론적으로 가능할지 몰라도, 실제로 거울을 우주에서 조립하고 화성 궤도로 옮기는 것은 현재의 기술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
(중략)
극지의 이산화탄소를 모두 증발시킬 수 있다고 해도, 그게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현재 기술로는 대기압을 최대 2배까지만 늘릴 수 있을 뿐, 토양에 매장된 이산화탄소 양은 온도를 충분히 올려 ‘눈덩이 효과(Snowball effect)’를 일으키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최근 로봇 탐사차가 수집한 자료 분석에 따르면, 화성 토양에는 대기로 방출하더라도 유의미한 온실효과를 일으킬 만큼의 이산화탄소가 충분히 매장돼 있지 않다. 심지어 이 과정은 수만 년이 걸릴 것이다.
(중략)
화성의 온도를 몇 도 올리는 것조차 우리가 가진 수단으로는 이론상으로도 실현하기 어렵다. 만약 화성에서 구할 수 있는 자원만을 사용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57%
화성 테라포밍 지지자들에게 던져야 할 최소한 2가지 질문이 있다. 만약 우리가 화성의 기후와 환경을 마음대로 바꿀 능력이 있다면 지구에서 그렇게 하는 편이 훨씬 더 간단하지 않을까? 그리고 화성을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 수 있다 해도, 그렇게 할 권리는 누가 우리에게 줬을까?

57%
지구상의 생명체들과 화성의 생명체들이 서로 다른 환경에서 진화했다면, 화성의 생명체들이 인간에게 병원균으로 작용할 확률은 매우 낮다. 서로 다른 진화 과정은 다른 생존 방식과 생물학적 특성을 낳기 때문에, 화성 생명체가 인간에게 병을 일으키거나 해를 끼칠 가능성은 극히 제한적이다.

58%
우주 기관들은 다른 행성을 탐험하는 동안 지구 생명체에 의한 오염을 피하기 위해 ‘행성 보호’ 규약을 만들었다. 화성 탐사선들은 우주 공간을 여행하는 동안 지구의 가장 강인한 미생물조차 살아남을 수 없도록 매우 철저하게 멸균 처리한다. 그러나 인간은 멸균할 수 없다.

61%
다른 천체에 정착하려는 계획을 완전히 포기하고, 우주 공간에 인간에게 적합한 인공 환경을 만드는 편이 낫지 않을까? 밀폐된 유리관 속에 사는 것 말고 대안이 없다면, 우리가 더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 만드는 것이 합리적이다. 화성 위에 돔으로 밀폐된 생물권을 구축하는 것보다 지구 가까이에 거대한 우주 거주구(Space habitat, 스페이스 콜로니)를 건설하는 편이 더 나을 수 있다는 말이다.

61%
회전에 의해 발생하는 원심력을 이용해 인공 중력을 생성하는 개념. 회전 속도에 따라 중력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으며, 중력이 필수적인 거주 및 농업 구역은 회전축의 90도로 배치된다. 이 인공 중력은 필요한 구역(거주, 농업)에만 제공되며, 공업, 운송 등이 이뤄지는 나머지 구역에는 제공하지 않음으로써 효율적인 공간 배치가 가능하다.

62%
(그림)
우주 거주구는 지구와 다른 천체 사이의 특정 지점인 ‘라그랑주점(Lagrangian Point)’에 위치한다. 이 점들에서는 지구와 달 사이의 중력 상호작용으로 인해 훨씬 작은 질량의 제3의 물체(우주 거주구)가 두 천체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주차’될 수 있다. 총 5개의 라그랑주점이 있으며, 그중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점(L₄와 L₅)은 우주 거주구가 자리 잡기에 좋은 위치다. 이 점들은 달 궤도 경로 위에 있어서 다른 점들(L₁, L₂, L₃)과 비교해 달 진입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측면이 있다. 또한, 우주 거주구가 이 점에 위치하면 매우 적은 에너지로 사실상 무한대에 가깝게 머물 수 있다.

64%
오늘날 기술로 단 1킬로그램의 물체를 지구 대기 밖으로 옮기는 데 수만 달러의 비용이 든다.

65%
1959년, 또 다른 러시아의 과학자이자 기술자 유리 N. 아르추타노프(Yuri N. Artsutanov, 1929~2019)는 굳이 탑을 쌓지 않고도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43 아르추타노프는 정지궤도 위성에서 케이블을 내려 지면에 고정시킬 수 있다면, 정지궤도보다 더 높은 고도에 추를 설치함으로써 케이블이 팽팽하게 유지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게 가능하다면, 케이블을 이용해 화물 상자, 컨테이너, 또는 위성 등을 궤도로 올리거나 내릴 수 있으며, 실제 우주 엘리베이터(Space elevator)를 구현할 길이 열리는 것이었다. 우주 엘리베이터는 수없이 많이 재사용될 수 있으며 몇 시간 내에 큰 위험 없이 저렴한 비용으로 우주로 자재를 옮길 수 있게 된다(물론, 설치 비용은 전혀 다른 문제다). 더 나아가 아르추타노프는 지구에서 6만 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큰 우주 거주구와 케이블을 연결한다면, 기차로 이동하는 것만큼 편리하게 일상적으로 이동할 수 있을 거라고 내다봤다.
(중략)
우주 엘리베이터를 구현하는 일은 수많은 난관이 기다린다. 가장 큰 문제는 지구와 우주를 연결할 케이블이 매우 가볍고 동시에 엄청나게 강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라면 이런 케이블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수십 년간 이에 적합한 특성을 가진 새로운 재료, 예를 들어 그래핀(Graphene)이나 탄소나노튜브(Carbon nanotube, CNT)가 발견되면서 조금 더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됐다. 국제우주학회는 몇십 년 내에 우주 엘리베이터 건설이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비록 초기 투자 비용은 수십억 달러에 이르겠지만, 우주로 화물을 보내는 비용 절감을 고려한다면, 그 비용은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다.

73%
조석고정(Tidal locking) 현상. 어떤 천체가 자신보다 질향이 큰 천체를 공전하며 자전할 때 공전 주기와 자전 주기가 일치하는 경우에 일어난다. 이 경우, 천체의 한쪽 반구는 영원히 자기보다 큰 천체를 향해 마주봐야 한다.

77%
우주선이 태양계와 가장 먼 거리를 여행하고 최고 속도를 달성하는 데 사용되는 중요한 기술 중 하나는 ‘스윙바이(Swing-by)’라고도 하는 ‘중력 도움(Gravity Assist)’ 항법이다.
(중략)
예를 들어, 우주 탐사선에 목성 궤도에 도달할 수 있을 만큼만 연료를 채웠다고 가정해보자. 탐사선이 목성에 도착하면 더 이상 나아갈 수 있는 속도가 부족해져, 태양의 중력에 이끌려 다시 돌아오기 시작할 것이다. 이제, 탐사선이 목성의 궤도에 도달할 때 마침 목성이 도착한다고 가정하고, 탐사선이 목성의 뒤를 쫓아가도록 비행 궤도를 설계했다고 해보자. 그 시점에서 탐사선은 목성의 중력에 이끌려 목성으로 떨어질 듯이 가속하기 시작할 것이다. 하지만 비행 궤도가 잘 설계됐다면 충돌을 피할 수 있고, 탐사선은 무사히 목성을 지나칠 수 있다.
처음에는 이 항법으로 얻은 것이 없어 보일 수 있다. 목성으로 떨어지면서 얻은 에너지는 행성에서 멀어지면서 다시 잃기 때문이다. 즉, 우주선이 가속했다가 다시 감속해 속도 변화가 전체적으로 0이 될 것이다. 목성의 관점에서도 우주선이 가속하며 다가오다가 멀어지면서 감속해 결국 초기 속도를 유지하므로, 잃는 것이 없다. 하지만 항성인 태양을 기준으로 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목성은 태양 주위를 초속 약 13킬로미터의 속도로 공전하며, 이동하면서 잠시 우주선을 끌고 간 다음 놓아준다. 즉, 우주선은 행성 근처를 지나면서 행성의 공전 속도를 일부 흡수하게 되는데, 이는 우주선이 목성의 공전 방향으로 추가 속도를 얻는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 속도는 우주선의 초기 속도와 합쳐져 새로운 총 속도를 만들어낸다. 목성이 마치 투석기 역할을 하는 것이다.

78%
연료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이에 관한 유망한 방법 중 하나가 ‘이온 추진(Ion propulsion)’이다. 여기에 사용되는 추진력은 화학 추진제를 방출하는 것이 아니라, 몇 개의 전자가 제거된 이온(양전하를 띤 원자)을 가속해 생성한다. 강력한 전기 또는 자기장을 활용해 이온을 훨씬 빠른 속도(최대 초속 50킬로미터)로 분사할 수 있다. 즉, 훨씬 적은 추진제 양으로 일반 로켓과 비슷한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이온 추진은 이미 NASA의 돈(Dawn) 탐사선과 앞서 언급한 다트(Dart) 같은 자동 우주 탐사선을 조작하는 데 성공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 추진 방식은 우주 공간에서만 사용할 수 있으므로, 여전히 전통적인 화학 로켓을 사용해 우주선을 지구 대기권 밖으로 밀어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이온 추진은 화학 로켓보다 효율적이고 경제적이지만, 현재로서는 달성 가능한 최대 속도가 훨씬 낮다. 따라서 더 강력한 에너지원을 사용하지 않는 한 더 빠른 성간 여행을 기대할 수 없다.

79%
또 다른 매우 먼 가능성은 (그리고 공상과학 소설에서 자주 사용되는) 우주선을 물질(Matter)과 반물질(反物質, Antimatter)의 소멸, 이른바 쌍소멸(Pair Annihilation)을 통해 구동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이론적으로 가능한 가장 효율적인 물리적 작동 체계가 될 수 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의 유명한 공식인 질량-에너지 등가 원리(E=mc²)에 따르면, 질량(m)은 광속(c)의 제곱에 비례하는 에너지(E)로 전환될 수 있다. 광속은 초속 약 30만 킬로미터에 달하는 매우 큰 값이므로, 아주 작은 양의 질량도 엄청난 양의 에너지로 변환될 수 있다. 즉, 매우 작은 양의 ‘연료’로 큰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이론상으로 광속의 절반 또는 그 이상의 속도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이론적 가능성을 실현하려면 수백 킬로그램의 반물질이 필요한데, 불행히도 우주는 모두 물질로 이뤄져 있다. 반물질을 생산하려면 엄청난 비용이 들고 훨씬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현재 기술 수준으로, 반물질 1그램당 가격은 1조 달러 이상이 필요하고, 25조 킬로와트시의 에너지가 소모될 것이다.

80%
‘버사드 수집기(Bussard collector)’다. 1960년, 물리학자 로버트 버사드(Robert Bussard, 1928~2007)가 제안한 방법이다.10 버사드는 우주 공간이 완전히 비어 있지 않으며, 그 안에 비록 밀도는 매우 낮지만 수소 원자들이 존재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버사드 수집기를 갖춘 우주선은 길을 가는 도중에 우주의 수소를 모으고, 핵융합 반응기를 작동시켜 이를 연료로 사용한다. 이 방법이 가능하다면, 처음부터 우주선에 많은 연료를 싣고 갈 필요가 없다.
이 발상은 매우 독창적이지만, 깊은 우주에 수소 원자량이 극히 미미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몇 센티미터 부피에 단 하나의 원자만 존재한다. 따라서 흩어져 있는 수소를 모으려면 수집기가 거대해야 한다. 버사드는 우주선 앞부분에 수십 킬로미터에서 수백 킬로미터에 이르는 인위적으로 생성된 거대한 전자기장을 활용한다면 불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전자기장이 이온화된 성간 수소를 끌어모아 가속시켜 반응기로 보내고, 반응기는 이를 우주선의 반대쪽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물질을 분사하는 제트 추진으로 변환하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이 우주선은 광속에 가까운 속도에 도달할 수 있다.
(중략)
그러나 버나드 수집기는 상상의 물질이 필요 없는 이론적으로 가능한 방법이지만, 기술적으로 매우 복잡해 구현하기 어렵다.

80%
두 번째 방법은 상당히 흥미롭고 주목해볼 여지가 있다. 바로 ‘태양 돛(Solar sail)’ 혹은 ‘광자 돛(Light sail)’을 활용하는 것이다.
(중략)
기본 원리는 간단하다. 빛을 구성하는 입자인 광자는 질량이 없다. 그러나 질량이 있는 입자처럼 에너지와 운동량을 전달한다. 따라서 광자가 어떤 표면에 부딪히면, 그 표면에는 ‘복사압(Radiation pressure)’이라고 불리는 압력이 가해진다.
(중략)
여기서 주의해야할 점은 에너지를 생산하는 태양광 패널과 달리 태양 돛은 우주선을 밀어내는데 사용된다는 것이다. 비록 추진력은 작지만, 매우 큰 장점이 있다. 우주선에 추진제를 실을 필요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기술이 작동하려면 돛이 매우 가벼워야 한다. 여기에 더해 완벽하게 반사할 수 있어야 하며 크기도 커야 한다.

83%
공상과학 작품들은 우주여행, 특히 성간 여행의 긴 시간을 극보해보려는 다양한 상상적 대안을 펼쳐낸다. (중략) 인공 동면(Hibernation), 혹은 가사(假死, Suspended animation) 기법이다.
(중략)
불가능하다. 자연에서 동면하는 동물의 사례는 흔하지만, 그것은 고작 몇 달 동안일 뿐이고 대사 기능을 완전히 멈추는 것이라기보다 그저 잠에 가깝다. 인간에게 동명과 유사한 상태를 볼 수 있는 경우는 ‘치료적 저체온’ 상태일 때뿐이다. 의료 용도로 며칠 동안 산소 요구량과 대사를 줄이는 것이다.

86%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우주선으로의 여행은 결국 돌아오지 못하는 여행이 된다. 사실상 그 승객들은 영원히 우주의 나머지와 단절될 것이다. 외부와의 의사소통조차 거의 불가능할 것이며, 모든 교환이 빛의 속도로 이뤄지더라도 절망적으로 느릴 것이다. 요청을 보내고 답변을 받는 데 수십 년이나 수 세기가 걸릴 것이다. 또한, 우주의 나머지 부분과의 시간적 연속성을 공유하는 방법은 없을 것이다. 각 우주선의 시간은 다른 우주선과 행성들의 시간과 다를 것이다.

87%
<스타트렉> 시리즈에서 유명해진 ‘워프 드라이브(Warp drive)’를 구현하는 것이다. 1990년대, 이론물리학자 미겔 알큐비에레(Miguel Alcubierre, 1964~ )는 이 개념이 원칙적으로 물리 법칙에 부합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원칙적으로 이 개념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설정한 한계를 우회할 수 있다.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빛의 속도를 초과하는 이동은 불가능하지만 시공간 자체의 팽창은 이보다 빠를 수 있으므로, 워프 드라이브는 시공간을 왜곡해 이론상 빛의 속도를 초과하지 않으면서도 실제로는 광속 이상의 속도로 이동할 수 있게 한다. 예를 들어, 우주의 팽창으로 인해 두 은하는 빛의 속도보다 더 빠르게 서로 멀어질 수 있으며, 이는 일반상대성이론에 저촉되지 않는다. 알큐비에레에 따르면, 우주의 급속한 팽창은 파도가 서핑하는 사람을 밀어내듯이 우주선을 밀어낼 수 있다. 실제로 우주선은 공간의 거품 안에서 거의 정지해 있지만, 이 거품은 매우 짧은 시간에 먼 지점에 이를 수 있다. 이때 그 어떤 속도 제한도 적용되지 않는다.
(중략)
하지만 현재 이 모든 것은 수학적 방정식 몇 개에 불과하다는 점을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이런 이론적인 ‘엔진’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으며, 그것을 만들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도 없다. 여기에 방정식이 정확하다는 보장도 없다. 그런 탓에 지난 수십 년 동안 이 개념은 수많은 비판과 재검토를 요구받았다. 아큐비에레의 가설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나, 원하는 결과를 얻는 데 필요한 물리적 조건이 현재로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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