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메모] 물고기 박사가 들려주는 신기한 바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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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독으로 유명한 복어류, 쑤기미, 미역치 등은 눈매가 둥근데도, 눈동자의 색을 보면 섬뜩함이 느껴지곤 한다. 빛나는 노란색이 섞인 복어의 녹색 눈동자나 심해에서 많이 보이는 미역치의 투명한 눈동자를 보면 연안의 많은 다른 어종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 든다.
무표정하고 초점이 없는 까만색의 백상아리 눈은 틀림없이 피도 눈물도 없는 포식자의 눈이다. 상어류는 대부분 눈꺼풀(흰색막)을 가지고 있는데 특히 백상어는 먹잇감을 공격할 때 일반 어종에서는 볼 수 없는 눈동자의 회전(눈을 보호하기 위하여 눈동자가 돌아감)이 일어난다. 흰색 눈꺼풀이 눈을 덮는 순간이나 눈동자 자체가 돌아서 안쪽으로 들어가 사라져 버리는 순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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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를 찾는 감각을 보면 어종에 따라 시각에 의존하는 종, 가슴지느러미의 맛세포를 통해서 맛을 감지하는 종, 아래턱의 촉수로 감지하는 종이 있다. 그 외 밤에 활동하는 종 중에는 눈보다는 촉수에 의한 감각을 이용하는 종도 있다.
물고기는 시각, 청각, 촉각, 미각 외에 수중에서의 수압, 물의 흐름 등을 효과적으로 감지하는 옆줄(lateral line)이 있다. 상어 머리의 측면, 주둥이, 아래턱 피부에 작은 구멍으로 열린 로렌치니 기관(lorenzini's ampullae)은 옆줄과 같은 감각기관으로 알려져 있는데 수온, 전기장, 물의 파동 등을 감지하여 뛰어난 후각과 함께 멋잇감을 구별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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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도 색과 밝고 어두움을 구분하는 원추체세포와 간체세포를 갖고 있다.
(중략)
색 구분의 기능을 하는 원추체세포는 참치, 고등어 등 눈이 발달한 어류에서 볼 수 있으며 눈이 작은 야행성 어종의 눈에는 없다. 원추체세포를 가지고 있음에도 색을 구분 못 하는 어종도 있는데 감성돔이나 가당랑어 등이 여기에 속한다. 연골어류는 원추체세포가 없어서 색맹이라고 보는 학자들도 있다. 간체세포는 빛에 대한 감각을 맡고 있다. 심해에 사는 커다란 눈을 가진 어종들은 망막의 간체세포 밀도가 매우 높아서 1mm2에 25만 개의 세포가 분포하는 종도 있다. 이 두 가지 시각세포는 환경에 따라 수축, 팽창을 하는데 밝은 곳에서는 간체 세포가 축소되고 원추체세포가 팽창하는 반면, 어두운 곳에서는 원추체세포가 축소되고 간체세포가 팽창한다.
8%
물고기 중에서 큰 눈을 가진 종들은 대개 야행성이거나 심해에 사는 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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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대의 분리된 가슴지느러미 줄기에는 미각세포들이 있어 먹이를 찾는 역할을 한다.
(중략)
믈고기들은 입술, 혓바닥, 수염, 촉수, 구상 내에 미각세포를 갖고 있어 맛을 보면서 먹잇감을 구분한다.
(중략)
맛에 민감한 종인 상어는 일단 먹잇감을 이빨로 물었어도 혓바닥이나 구강의 미각세포가 느끼는 맛이 좋지 않으면 다시 뱉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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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력, 파동 등을 느끼는 어류의 특수한 감각기관으로 옆줄이 있다. 옆줄은 물의 흐름, 진동, 압력 등을 감지하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옆줄에서 수압의 변화를 느끼는 붕어는 저수지나 강, 하천의 수위가 내려가기 시작하면 먹이활동을 멈추고 물이 빠지는 위기의 환경변화에 적응하려는 준비 행동을 보이기 시작한다.
(중략)
물고기의 귀는 내이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고막, 중이, 외이는 없다. 내이는 젤리물질로 채워져 있어서 음파는 이 젤리물질로 전달되고 신경섬유를 통해 뇌에 전달된다. 또, 내이는 세반고리관과 평형석(이석)을 가진 세 개의 낭으로 이루어지며 몸의 전후좌우 움직임(롤링과 피칭)을 감각한다.
(중략)
어류의 코는 사람과 달리 입과 연결되지 않는다. 두 개의 구멍을 통해 물이 드나드는 동안 그 속의 후각세포로 냄새를 맡는다. 물이 후각 기관에 직접 접촉하는 것이다. 후각이 잘 발달한 어종으로는 연어류를 들 수 있다. 잘 알려져 있듯이 연어는 산란기가 되면 후각을 사용하여 자기가 태어난 하천이나 강으로 정확히 찾아가 거슬러 올라가는데 이를 연어의 모천회귀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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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의 시력을 여러 가지로 분석한 결과, 0.1~0.6 정도로 밝혀졌다. 물고기도 종에 따라 시력이 다른데, 대양의 맑은 표층에서 먹이 사냥을 하며 사는 가다랑어, 다랑어류(참치)들은 0.3~0.6 정도로 다른 어종에 비해서 시력이 좋은 편에 속한다. 연안 어종인 돌돔은 0.14, 농어는 0.12, 방어는 0.11로 알려져 있으며 대부분의 경골 어류들은 근시이다.
(중략)
물속에서의 빛은 적색광부터 흡수되는데 불과 십 수미터 깊이만 내려가도 붉은색은 없어져 버리고 푸른색, 자주색 계통만 남게 된다. 이런 수중세계의 독특한 환경 특성을 감안하면, 수백 미터 깊이를 오가며 사는 물고기들에게는 처음부터 사람과 같은 시력은 필요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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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 10여 종의 연구 결과로 상어의 눈은 색맹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상어는 몇 Km 떨어진 곳의 피 냄새를 감지할 수 있고 수중의 생명체가 내는 전기파를 예민하게 감지하는 기관도 발달해 있어 눈은 가까이에 있는 생명체를 뒷 배경과의 흑백 차이를 통해 그 존재와 위치만 파악하면 되었는지도 모른다. 상어는 시각, 후각, 청각, 옆줄 기관, 로렌치니 기관 등 여러 감각기관이 조화를 이루어 지난 4억 년 이상을 최상위 포식자로서 번성해 왔을 것이다. 한편, 바다에 사는 고래, 돌고래 등 해양포유류도 색을 구분하는 능력은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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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돔, 흰동가리 등의 물고기는 자신의 텃세권 안의 돌 위에 알을 붙여 놓고 부화할 때까지 어미가 알자리를 지키며 알을 보호한다.
13%
물고기들의 많은 종이 수만 또는 수십만 개의 알을 낳아서 표층으로 띄워보내고 그중에 몇 마리가 살아남아 어미 곁으로 돌아오는 생태적 전략으로 진화해 온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들이 흔히 아는 참돔, 돌돔, 감성돔, 넙치, 대구, 방어, 다랑어 등 대부분 고급어종은 적게는 수만 개에서 많게는 수백만 개의 알을 낳는다. 많은 수의 알에서 부화한 새끼들은 플랑크톤과 같이 바다를 떠다니면서 일정 기간 성장한 후 형태와 유영 능력, 먹이 사냥 능력 등이 어느 정도 갖추어지면 어미가 살고 있는 서식처와 같은 환경을 수계에서 살아가게 된다.
(중략)
알이 부화하여 어미 모습으로 자라기까지의 생존율이 5%라고 한다면 95%의 알과 부화한 어린 새끼들은 표층에 떠다니면서 멸치, 정어리 등을 포함한 다른 종들의 먹이가 된다. 이들을 잡아먹고 성장하는 멸치, 정어리 등 작은 고기들은 전갱이, 방어 등 그들보다 큰 물고기와 다른 해양 생물의 먹잇감이 된다. '물고기의 다산'은 다양한 생명체들이 먹고 먹히는 복잡한 먹이망을 가진 해양 생태계에서 '잡아먹고 먹히며 균형을 유지해 나가는 효율적인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중략)
최고의 다산어는 개복치이다. 개복치는 한 번에 3억 개의 알을 낳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망상어와 인상어는 새끼를 낳는 물고기인 태생어이다. 태생어는 적은 수의 새끼들을 낳는데 우리나라 연안에 흔한 망상어는 수십 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중략)
체내수정을 통해서 알이 수정되지만 어미 배 속에서 알이 단순히 부화할 때까지 발생이 진행되고 부화하면서 어미 몸 밖으로 내보내지는 볼락, 조피볼락, 쏨뱅이와 같은 종들이 있는데, 이들은 난태생이라 하여 태생과 구분하고 있다.
상어와 가오리류도 암수가 몸을 붙여서 체내 수정을 하는데 이 연골어류들도 새끼를 낳는 종과 알을 낳는 종이 있다. 서해안에서 흔히 보이는 까치상어는 어미와 닮은 새끼를 낳는 난태생어이며 횟감으로 인기 있는 두툽상어는 두꺼운 난각에 쌓인 알을 낳는다.
(사진)
분리부성난(알이 하나씩 분리되어 뜨는 알)을 낳는 참돔 산란 장면. 암컷 한 마리와 그 뒤를 따르는 여러 마리의 수컷이 수면으로 올라오면서 방란, 방정한다.
다른 생명체 내에 수정란을 낳아서 발생하는 동안 수정란이 보호되도록 하는 종들도 있다. 명게류의 몸속에 알을 낳는 가시망둑, 돌팍망둑 등 횟대류, 밀물조개 속에서 알을 낳는 납자루류도 있으며 수컷이 새집처럼 집을 짓고 수정란을 그 속에 낳고 지키는 가시고기류 등 독특한 번식 전략을 가진 어종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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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생은 어미의 배 속에서 부화하여 성장하는 동안 어미로부터 영양분을 받는 종을 말하며, 난태생은 체내 수정 후 어미 배 속에서 발생과정을 거치면서 어미로부터 영양분을 받지 않고 부화하면 어미 배 밖으로 나오는 종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태생어로는 망상어, 인상어가 있으며 난태생어로는 볼락, 조피볼락, 쏨뱅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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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물고기 배 속에 암컷과 수컷의 성세포를 함께 가지고 있는 것을 자웅동체라고 한다. 즉, 이 개체는 자웅 생식소 모두를 가지고 있는 것인데 여기에는 자성선숙, 웅성선숙, 자웅동시성숙이 있다.
1) 자성선숙
암컷으로 먼저 성숙하는 자성선숙 종으로는 용치놀래기, 황돔 등이 알려져 있다. 용치놀래기는 옅은 붉은색을 띤 암컷이 되었다가 더 자라면 초록색의 수컷으로 성전환한다.
2) 웅성선숙
수컷으로 먼저 성숙하는 웅성선숙 종에는 감성돔과 까지양태가 있다. 감성돔은 초기에는 자웅동체로 지내는데 대개 3세까지는 수컷으로 지내지만 그 후 4~5세에는 대부분 암컷으로 성전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 자웅동시성숙(암수 동체)
농어과에 속하는 일부 어종들은 자웅이 동시에 성숙하는데, 멕시코 연안의 일부 어종은 정소와 난소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배 속의 알과 정자는 짜내어서 자가수정(self fertilization)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자연에서는 두 개체가 만나 산란행동을 하면서 산란과 수정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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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 조직체의 성 비율이 교란되었을 때 성전환을 하는 종도 있다. 자성선숙의 물고기로 잘 알려진 용치놀래기는 수컷과 암컷 여러 마리가 사회생활을 한다. 이 조직에서 수컷이 사라지면 동일 구성원이었던 암컷 중에서 가장 큰 개체가 수컷으로 성전환하여 리더가 된다. 이 때 암컷이 수컷으로 성전환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약 한 달 정도이다.
17%
청소놀래기도 다른 놀래기류와 마찬가지로 무리에서 수컷이 없어지면 무리 중 한 마리가 수컷으로 성전환을 한다. 수컷이 없어지면 암컷 한 마리가 한 시간 내에 수컷 행동을 나타내기 시작하여 2~3주일만에 수컷으로 바뀐다.
또, 이 종은 역성전환 현상도 알려져 있는데, 수조 속에 수컷만 두 마리 넣어두면 두 마리 중 몸집이 작은 수컷이 암컷으로 성을 바꾸어서 알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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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안이나 열대 바다의 사니질 바닥에서는 바닥에 구멍을 뚫고 계속해서 구멍 속의 돌을 밖으로 내보내는 가재와 구멍의 입구에 배지느러미를 받치고 머리를 든 채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망둥어를 만날 수 있다. 가까이 접근하지 않고 가만히 지켜보면 굴 속의 가재는 부지런히 구멍 속의 작은 몰래알갤이나 돌 조각을 구멍 밖으로 빼내는 공사(?)를 계속하고 있으며 그 구멍 앞에서는 망둥어(실망둑류)가 주위를 경계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재는 망둥어의 피신 동굴을 제공하고 망둥어는 외부의 포식자의 접근을 가재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20%
지느러미 폭이 4m가 넘는 대형 만타가오리나 몸 길이가 10m나 되는 고래상어처럼 덩치가 큰 물고기들은 등지느러미가 빨판으로 변형된 빨판상어의 좋은 교통편이 되어 준다.
20%
해삼 항문에 들어가 사는 숨이고기도 공생의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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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사는 동물 중 가장 큰 종은 흰수염고래이지만 이 종은 육지에서 바다로 들어간 포유류이다. 그래서 사실 바다에 사는 물고기 중에서 가장 큰 종은 바다의 코끼리라 부르는 고래상어(Rhincodontypus)이다. 이름은 고래라고 붙어 있지만 분류학적으로는 상어류에 속하는 연골어류이다. 몸길이는 약 20m, 체중은 40~50톤에 이른다. 큰 몸집과 이름은 고래와 혼돈하기 쉽지만 아가미를 가지고 물속 산소로 살아가는 상어의 일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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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골어류 중에서는 몸길이가 3m가 넘는 개복치(Mola mola)가 가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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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는 인도네시아(수마트라의 늪)에서 발견된 몸길이가 1cm인 잉어과에 속하는 담수 어종(Paedocypris progenetica Kottelat, Briz, Tan&Witte, 2006)이 다시 최소형 어종으로 기록되었다. 이 종은 알을 가진 암컷의 최소 몸길이가 7.9mm로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동남아시아에 분포하는 민물고기이다. 몸집이 극히 작은 이들 어류는 육상의 하루살이처럼 수명도 짧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략)
소형 신종들은 계속 발견되어 있어 최소형 어종 기록은 언제 어디서 다시 바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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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좋다고 알려진 '등푸른생선'은 왜 등이 푸를까? 이것은 우리가 바라보는 바다색이 푸른색이기 때문이다.
(중략)
바다에 태양광이 비치면 일곱 가지의 색 중에서 빨강색, 주황색, 노란색 등 긴 파장의 색들은 먼저 흡수되고, 표충에서 흡수되기 어려운 푸른색 계통의 색들이 가장 깊은 곳까지 침투하는데 이로 인해 바다가 푸른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이 푸른색에 자신의 몸을 숨기기 위해서 바다 표층, 중층에서 살아가는 어종들(고등어, 정어리, 꽁치, 다랑어 등)의 등은 푸른색을 띠게 되었다. 이 어종들의 등은 푸른색이나 남색, 검은색 등 어두운 색을 띠는 반면, 배는 은백색, 흰색 등 밝은 색이다. 이는 포식자가 먹잇감에 다가갈 때 자신의 몸을 숨기는 효과가 있다. 햇빛을 받는 쪽은 어둡고 그늘진 부분이 밝은 빛을 띠는 '카운터쉐이딩(Countershading)' 현상은 표층성 어류뿐만 아니라 갑오징어, 펭귄, 고래에서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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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검은색, 남색: 쿠로시오 해류를 따라 남북으로 오르내리며 살아가는 다랑어류(참치), 새치류는 등이 푸른색이라기보다는 거의 검은색이나 남색에 가깝다. 쿠로시오 해류의 이름이 하늘에서 보면 바다가 검게 보인다 하여 붙여진 것(黑潮, 흑조)임을 안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쿠로시오 해류나 열대, 아열대 해역의 먼 바다를 회유하는 어종들(참다랑어, 가다랑어, 청새치, 돛새치 등)은 육지에서 먼 바다의 표층색과 유사한 검은색 계통이 강한 흑청색을 띠고 있다.
2) 녹색: 등이 녹색(초록색)을 띤 어종으로는 방어, 부시리가 대표적이다(잿방어도 있지만 이는 보라색, 잿빛이 강한 종이다). 이러한 어종들은 바다색이 초록색이 강한 연안 해역에 자주 출현하는 종이라고 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우리나라 남해안 연안의 바다색은 초록색을 띠고 있어 이 어종들이 돌아다니기에 적합하다(이러한 풀이는 오랫동안 물고기들을 관찰해 온 나의 주관적인 견해라는 점을 밝혀준다). 이 종들도 때로는 청색, 군청색이 매우 강한 동해, 울릉도 독도 연안에서도 떼를 지어 다니기도 하며 때로는 200m 수심대의 깊고 어두운 대륙붕 해저로 내려가기도 한다.
(중략)
3) 회색, 청회색: 숭어, 가숭어, 농어, 어린 전갱이, 감성돔 등이 이 그룹에 속한다. 이 종들은 펄이 많은 연안이나 강 하구역의 탁한 바다색(회색빛이 강한 색)에 잘 적응한 종으로 보인다. 특히, 농어, 숭어나 감성돔처럼 어린 시기에는 강 하구나 하류까지 오르내리는 종들은 등이 회색이나 흑회색을 띠는 것이 주위 환경에 잘 어울리는 체색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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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층과 중층을 회유하며 살아가는 어종들의 등만 보면 그 종이 주로 어디에서 살고 있던 종인지 즉, 서식처가 연안인지 앞바다인지 아니면 먼 대양인지를 유추할 수 있는 것이다.
25%
빛이 약하거나 거의 닿지 않는 깊은 바다에 서식하는 어류 체색은 붉은색이나 검은색이 많다. 수심이 약 100m를 넘기면 거의 청색 세계가 되어 청색광을 흡수한 붉은 물체는 검게 보인다. 백색광 아래에서 선명한 붉은색도 깊은 바다에서는 이처럼 어둡게 보이기 때문에 '붉은색'은 그 수심층에서는 '보호색'이 되는 것이다(깊은 바다에서 사는 어류 중 붉은색이나 검은색이 많은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보다 더 깊은 수심대로 내려가면 그나마 청색광도 없어져 생물들의 체색은 검거나 흰색의 무채색이 많아진다. 수심 100m 전후 수심대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 참돔이 붉은색, 수심 30~40m보다 앝은 수심대에서 주로 사는 감성돔이 회색, 흑회색을 띠는 차이는 이들이 서식하는 수심대의 빛의 조건에 따른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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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 숭어 새끼들은 봄에 하천으로 올라오며 가을이면 연안으로 다시 내려간다. 이처럼 강과 바다를 오가는 종들은 삼투압 조절을 위하여 아가미와 구강에 염세포(choride cells)가 발달되어 있어서 과잉 염분을 제거할 수 있다.
바다와 강을 왕래하는 물고기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강에서 살다가 산란을 할 때가 가까워지면 바다로 내려가는 유형(강해형)과 바다에서 살다가 산란을 하기 위해 강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유형(소하형)이다. 전자의 대표적인 종은 뱀장어이며 후자는 연어, 송어가 대표적이다. 알을 낳기 위해서 바다로 내려가는 회유를 강하성 회유(catadromous migration)라 하며 연어처럼 바다에서 살다가 산란을 위하여 강으로 돌아오는 회유를 소하성 회유(anadromous migration)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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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의 삼투압 생리를 맡고 있는 주기관은 아가미와 콩팥이다. 염분도가 높은 바다로 내려가려는 민물고기는 몸으로 들어오는 염분을 배출하는 염세포가 아가미에 발달하여 바닷물고기처럼 몸으로 들어오는 염분을 계속해서 배출해야 한다. 반대로 염분도가 높은 바다에서 강으로 올라가려는 물고기는 수분의 흡수를 최대한 저지하고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염분을 막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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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태평양의 명태 자원이 갑자기 줄어든 가장 큰 원인으로는 남획이 지적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어린 명태에 '노가리'란 새로운 이름을 붙여서 오랫동안 어업자원으로 어획해 왔다. 명태 서식처로 알려진 북한 동해안부터 러시아, 캐나다, 미국 알래스카 연안으로 이어지는 명태 자원의 분포 해역 중 일부에서는 오랫동안 과도한 어획으로 인한 남획현상이 심각하다. 그런 해역에서는 명태 어업을 금지해야 할 정도로 자원이 고갈되었다고 판단되어 북태평양 자원관리협회에서 어업 금지령을 내린 상태이다.
30%
말쥐치는 70~80년대에는 연간 15~30만 톤씩 생산하였으며, 너무 자원이 많아서 한때는 밭에다 내다 버리기도 하던 종이다.
(중략)
살은 맛이 없어서 인기가 없었는데 언제부터인가 포를 떠서 약간의 단맛을 내는 양념을 한 뒤 말려서 먹기 시작했고 그것이 바로 80년대 유행했던 '쥐포'이다.
(중략)
그러나 어느 해인가 쥐포 원료인 말쥐치가 바다에서 사라지고 점차 원료 공급이 어려워지자 삼천포의 쥐포 공장은 하나씩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여름이면 연안의 수중에서 말쥐치를 가끔 만나기도 하지만 70~80년대의 풍부했던 자원의 양은 회복되지 않았다. 지금은 일부 국산 쥐포도 있지만 대부분 베트남 등지에서 만든 쥐포를 수입해 먹고 있다.
31%
주요 수산어종인 어류 자원이 없어지지 않도록 정부와 어민들이 노력을 하고 있다. TAC(total allowable catch, 총허용어획량제)는 대표적인 수산자원 보호정책으로 매년 종별로 잡을 수 있는 일정량을 정해 두고 어업생산량을 조절하는 제도이다. 우리나라에서 1999년부터 실시된 이 제도는 고등어를 시작으로 지금은 전갱이, 정어리, 꽃게 등으로 확대 적용되어 수산자원의 남획을 막고 자원보존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인간이 과하게 어획활동을 하지 않는다면 자원이 유지될 가능성은 높아진다. 물론 해류, 어장환경 조건 등 다양한 요소들에 의하여 어종이 다른 해역으로 옮겨가거나 사라지는 에도 있겠지만 전통적인 어업 자원관리는 먼저 남획을 막는 것이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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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다랑어는 다른 다랑어류에 비하여 작은 눈과 작은 가슴지느러미가 특징인데 황다랑어, 백다랑어, 날개다랑어는 가슴지느러미가 이 종보다 훨씬 크고 길다. 주야간 계속해서 헤엄치면서 이동하며 다른 다랑어와 마찬가지로 입을 조금 벌린 채 바닷물을 들이켜 아가미를 거치게 하여 호흡을 한다. 이러한 호흡 방법 때문에 이 종은 헤엄을 멈추면 질식해 죽어 버린다. 살아 있는 동안은 호흡을 위해서라도 계속 움직여야 하는 슬픈(?) 운명을 가진 물고기이다.
36%
모 방송사의 다큐멘터리 제작의 일환으로 팔라우에서 황다랑어 낚시선박을 탄 적이 있다. 어장에 도착하면 살아 있는 멸치를 배 주위에 뿌리고 물로 샤우기처럼 흩뿌려서 마치 멸치 뗴가 수면에서 와글와글하는 듯한 형상을 연출하여 다랑어 어군을 유혹한다. 잠시 후 다랑어 떼가 배 주위로 몰려 빙글빙글 돌면 어부들이 가짜 깃털이 달린 루어낚시를 단 낚싯대로 다랑어를 낚아 올리게 된다. 다랑어 떼 외곽에는 길이가 4~5m에 달하는 상어들이 상처를 입고 떨어지는 다랑어를 노리고 서성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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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돔은 우리나라 남해, 동해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놀래기과에 속하는 종이다. 이름에는 돔 자가 붙었지만 대형 놀래기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놀래기류 중에서 덩치가 가장 크고 열대 바다의 나폴레옹피시처럼 덩치는 커도 분류학적으로는 놀래기과에 속한다.
(중략)
이 종의 수컷은 머리 위에 야구공만한 혹이 튀어나와 있는데 이 때문에 혹돔이란 이름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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쑤기미는 우리 바다 물고기 중에서 생김새가 험상궂고 못생긴 종으로 손꼽힌다. 암반에 웅크리고 앉아 지내는 이 종의 어미는 머리에 난 돌기들로 울퉁불퉁한 모습이다. 일은 크고 위쪽으로 향하며 입 주위에는 지저분해 보이는 크고 작은 돌기들이 발달한다. 체색은 흑갈색, 유백색, 노란색, 붉은 색 등 매우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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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독을 가진 복어 외에 취급에 주의해야 하는 가시 독을 가진 물고기로는 쑤기미, 쏠배감펭, 노랑가오리, 매역치, 독가시치, 쏠종개 외에 볼락류, 쏨뱅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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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채가 없이 거의 전체가 검은색 물감을 칠한 것 같은 백상어의 눈동자를 보면 마치 공포영화의 지옥에서 나온 죽음의 사자와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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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골어류인 상어나 가오리는 정교하게 발달된 생식기(교접기)를 가지고 암컷과 수컷이 짝짓기를 통해 체내 수정을 한다. 이 무리의 많은 종들이 새끼를 낳는 난태생, 태생이다. 생식기의 구조나 발달 정도만 본다면 상어, 가오리의 연골어류는 현존하는 어떤 경골어류보다 정밀하고 복잡하게 진화(분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51%
여러 나라의 해양학자들이 전 세계 바다에 살고 있는 생물종의 다양성을 집계, 분석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때한민국의 바다는 32.3종/1000km2(우리 바다 면적 306,674km2에 9,900종이 살고 있음)으로 단위 면적당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해양생물종이 서식하고 있는 바다이다(Costello et.al, 2010). 즉, 우리 바다는 면적은 좁지만 그 속에 사는 해양생물종의 다양성에 있어서는 세계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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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생물다양성 밀도로 보아 전 세계 1위인 우리 바다를 자랑할 수도 있겠지만, 좁은 바다에서 많은 생물 종이 사는 우리 바다는 보존과 관리가 그만큼 어려운 바다라는 뜻일 수도 있다.
아시아 동북쪽 작은 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우리 바다에 왜 이렇게 많은 생물종이 나타나게 되었을까? 뚜렷한 사계절을 가진 위도상의 특징과 쿠로시오 난류, 분한한류, 서해와 남해안의 연안수, 서해 중저층의 냉수대와 한류, 그리고 난류가 교차하는 동해의 표층수와 깊은 수심층의 동해 고유수 등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그야말로 다양한 해류와 물덩이가 있으며 서해 갯벌, 다도해 등 연안의 환경 특성, 뚜렷한 사계절 등이 복합되어 만들어지는 해양환경 때문일 것이다. 물고기 종류만 보아도 차가운 바다에 사는 대구, 명태, 청어로부터 난류를 따라 회유하는 방어, 부시리, 참치류, 고래상어, 연안의 망둥어류, 볼락류, 서해 갯벌의 말뚝망둑을 포함한 다양한 망둥어류들, 동해 깊은 바다에 사는 도루묵, 뚝지, 횟대류와 남해 대수심층의 홍감펭, 눈볼대, 돗돔, 줄가자미, 아귀류, 제주도 연안의 자리돔류, 줄도화돔, 흰동가리 등을 포함하는 다양한 열대 어종까지 해역별로 다양한 어종들이 서식한다. 비록 면적은 작은 바다이지만 북태평양에서 호주 북부에 이르는 해역에서 서식하는 다양한 생태형의 물고기들을 우리 바다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이다.
82%
2002년 『네이버(Nature)』에 '북태평양의 수산자원 80% 이상이 감소했다'라는 내용의 논문이 실렸다. 내노라하는 해양 선진국들이 수십 년간 수산자원 관리를 위한 어업협정을 맺고 관리한 바다에서 어떻게 그토록 많았던 수산자원이 그 수준까지 감소할 수 있었을까? 이는 우리 인간이 아무리 좋은 기기와 자료를 사용하여 바닷속의 자원을 예측하고 관리한다고는 하지만, 바닷속 세계의 실상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관리하는 방안을 수립하는 데에는 어려움과 한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물론, 바다에서 아무것도 잡지 않고 그대로 내버려 둔다면 풍요로운 바닷속 세계는 유지되겠지만, 인구 증가와 소득 증대에 따른 수산물 수요 증가를 만족시키려면 결국은 바닷속 식량자원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수산 양식(aquaculture)이 전 세계적으로 빠른 기술 성장을 보이고는 있지만, 그 역시 많은 양의 값싼 물고기를 먹이로 주어서 적은 양의 특정 고급종을 생산해 낸다는 점에서는 문제가 많다. 즉, 값이 싼 소형어류들을 먹이로 사용해서 값비싼 돔, 연어, 참치 등을 키워 내는 과정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소형어종 7~14kg를 먹여야 고급어종 1kg이 생산된다. 고급어종의 먹이로 사용하는 소형어종들은 기아 문제를 겪고 있는 나라 국민들에게는 귀한 식량자원이기도 하다. 먹이 단백질원으로 소형 물고기를 주는 바다에서의 물고기 양식업은 그래서 양면성을 갖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