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책 감상

긴 인생을 위한 짧은 영어 책 - 덤덤하게 영어 대하기

idtptkd 2024. 11. 2.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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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인생을 위한 짧은 영어 책 | 박혜윤 | 동양북스- 교보ebook

매년 실패하는 영어 공부 사이클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어른의 외국어 공부는 달라야 한다! 한국 사람들에게 영어는 그저 ‘외국어’가 아니다. 강렬한 선망과 열등감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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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영어 학습서가 아닌 영어에 대한 에세이 묶음이다.

  이 책의 부분부분 에피소드들이 있지만, 나가는 말에 실린 이 부분이 이 책을 관통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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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가 어려운 날이 당연히 많았을 텐데도 기억에 남지 않을 정도로 불편함도 절망도 느끼지 않은 것은 내가 영어를 냉정하게 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영어가 사람도 아니고, 나라나 회사처럼 나와 어떤 관계를 맺는 것도 아닌데 영어를 차갑게 대한다는 게 무슨 뜻일까? 그것은 내가 나의 영어 공부를 이해하는 본질에 대한 것이다. 나의 성향에 따라 영어를 싫어한다거나 좋아한다거나, 영어가 어떤 언어적인 특성을 가졌는지, 혹은 당위적으로 영어를 하면 어떠한 이점이 있다는 것과는 상관없다. 이러한 것들을 잡음으로 취급한 후에, 영어 공부의 본질은 내게 무엇인가, 딱 그것만을 남겨두는 것이다. 그게 뭐냐면 영어 공부는 '그냥 하는 것'이다.
재미는 물론이고 적절한 이유나 동기, 목표조차 전부 덜어내 버리고 남는 것, 겨울에 앙상한 나무가지만 남는 것처럼 차갑게 영어가 있다.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다. 그것조차 너무 풍성하다. 영어는 '그냥 하는' 걸로 내 세계에 있다. 그게 본질이 갖는 힘이다.

 

  제목만 보고, 정도가 아니면 쉽게 영어를 배울 방법이 있을까 해서 펼쳤는데, 결국 한 바퀴를 돌아왔다.

  오히려 이 책에서 '영어를 못 한다고 느끼는 불편함이 그렇게 큰가? 다른 것에 비해 그렇게 많은 이점이 있는가? 영어권 국가 사람들은 다 영어를 할 줄 아는데, 그럼 그들은 영어만으로 성공할 수 있나?'라는 식의 질문에 뜨끔했다.

  분명 영어를 잘 하면 이점이 있을 것이지만, 그것이 그렇게 큰 것인가?

  내 영어 공부 이유는 20대 느꼈던 좌절감이었다. 영어를 써야하는 환경에 놓였을 때, 내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나의 능력에 대한 좌절이 컸다. 근데 그게 내가 밥 벌어먹고 사는 걸 크게 방해했나? 그렇게 질문을 던지면, 안 하고도 밥은 벌어먹고 살고 있다.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다른 영어 책들과는 좀 다르다. 어쩌면 삐뚝하게 '아니, 영문학 전공하신 분이 그러시면, 우린 어쩌냐'라고 항의를 할 수도 있긴 하지만, 에세이에서 던져진 저자의 질문과 생각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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