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ebook-product.kyobobook.co.kr/dig/epd/ebook/E000003239958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글을 조금 쓴다는 말을 듣는 사람, 혹은 자신의 특별함을 더하고 싶은 사람들은 출판을 꿈꾼다. 나의 책! '작가'라는 타이틀은 지성인의 인증 같기도 하고, 뭔가 속세에서 조금은 벗어난 특별함을 주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서점에 가도, 온라인 서점 사이트를 열어도, 신간은 쏟아진다. 1년에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성인 평균 독서량을 보며, 과연 책을 내는 게 쉬운 일인가 싶기도 하다.
'출판하고 싶은 너에게'는 그런 사람들에게, 최소한 이런 기본은 갖춰달라고 부탁하는 책이다. 편지 형식이고 직설적인 표현이 많아서 '부탁'보다는 등짝을 살짝 찰싹찰싹 때리는 느낌이긴 하지만.
다 읽고 나니, 이 책이 말하고 하는 바를 줄이면, 사업 파트너로서의 예의를 상대에게 갖추고, 출판을 위해 원고를 제대로 준비해달라는 말이다.
마구잡이로 출판사에 투고 메일을 던지기 전에, 해당 출판사가 과연 출판하고자 하는 원고가 자신의 방향과 맞는지를 확인. 어줍잖은 판매부수를 약속하기보다는 원고의 장점을 예의바르지만 비굴하지 않게 말하는 태도 등을 요구한다. 이성적이고 조심스러운 사람들에게는 '당연하지 않나?' 싶은 이야기지만, 출판을 꿈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도전'하는 느낌이라 생각보다 많이 갖추지 않는 태도인가보다.
책 제목처럼 대상 독자가 확실하기에, 출판을 생각해보는 사람이라면 투고 전에 읽으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내가 출판이나 편집 쪽에 일하는 사람이 아닌 그저 나도 어줍잖게 책에 대한 관심이 있는 정도라 이 책이 하는 말이 어느 정도 맞는지는 모르지만.
다만, 문외한인 눈에 다소 의아했던 부분은 세무 전문가에게 쇼핑 채널별 비교 글을 써보는 걸 권장하는 내용이었다. 투고한 사람의 유형에 따라 가상의 출판 아이디어 상담을 해주는 부분이었는데, 철학과 학생에게는 대중적인 어린이 철학 놀이책을 권하거나, 주부에게 육아가 아닌 대한민국 여성으로서의 삶의 굴곡을 다루는 걸 권했던 앞의 상담에 비해, 쇼핑 좋아하냐고 묻고는 쇼핑 채널별 비교 글을 권하는 모습은… 어디선가 주워들었던 기획 작가를 권하는 것 아닌가? 그런 의문이 들었다.
'출간'을 목표로 한다면 그럴 수 있겠고, 이 책의 저자가 신문사 생활로 사람과의 인터뷰를 하며, 전공이나 직업이 아닌 곳에서 피어나는 사람의 열정과 관심사를 찾아냈던 경험을 통해서, 새로운 주제로 가상 상담을 해주는 거였지만, 내게는 영 그 부분이 찝찝했다.
또 한편으로는 '책을 내면 된다'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자신이 '쓰고자 하는 책'이 없이 '출판만' 목표로 하는 이가 많은가? 하는 의문도 들긴 했다. 모르겠다. 당장 내게 출간을 권하거나 다른 주제로 글을 써보라고 할 일이 없겠지만, 해당 파트를 제외한다면, 언젠가의, 정말 언제가 될 지 모를 투고에는 이 책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책 이야기 > 책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신은 화성으로 떠날 수 없다 - 진짜 안 되는 이유 말하네 (0) | 2024.12.18 |
---|---|
온 세계가 마을로 온 날 - 그럼에도 선한 사람들이 있다 (0) | 2024.12.14 |
고독사 워크숍 - 쓸모없음을 인정하는 일상 (0) | 2024.12.08 |
악마는 어디서 게으름을 피우는가 - 가라앉는, 밑으로 빠지는, 그럼에도 붙잡는 (0) | 2024.11.29 |
다정한 말이 똑똑한 말을 이깁니다 - 굳이 할 말 없으면 안 해도 (0) | 2024.1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