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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동안, 전자책이라서 표지를 볼 일이 별로 없어서 그런가? 이 책의 제목을 '생각 과잉'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이 책의 제목은 '생각 중독'이지만, 생각의 범위가 많은데, 이 책에서 다루는 '생각'은 엉망이 될 미래에 대한 '걱정'과 과거의 잘못을 되새김질하는 '반추'를 가리킨다.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람과 크게 틀어질 일이 있어서, 거의 무슨 죽음 수용 5단계에 가까운 큰 심리적 변화와 밤잠을 못 이뤄서 뒤척인 바가 있었다. 그 때 나는 내가 걱정이 과잉하다 생각했다. 때로는 걱정이 취미인가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오히려 '아하, 나 정도면 미니 걱정 인형이네!' 싶었다. 그렇지만 책의 많은 부분이 흥미와 공감이 가서 메모를 잔뜩하긴 했다.(메모글)
우선 이 책에서는 내 생각에 대한 제3자처럼 보는 것을 권한다. 책의 표현에는 '인식'이라고 하는데, 내가 대체 뭔 상태인지, 판단하지 말고 그대로 보는 거다. 만약 '집에 오면 이야기 좀 하자'라고 문자를 받으면, '내가 뭐 잘 못 했나?', '오늘 일진이 왜 이러지?'라고 판단과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게 아니라, '아, 내가 문자를 받고 어떤 말을 들을 지 몰라서 불안해하고 있구나', '긴장해서 어깨가 올라가는구나' 식으로 인식을 하는 거다.
그 외에도 호흡법이나 감각을 통해 생각에서 조금 거리 두는 파트도 있지만,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 그렇게까지 흥미롭진 않았다. 오히려 일기를 써서 감정 상태와 스트레스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기, 상황과 감정과 판단을 써서, 내 걱정의 매커니즘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살피기 등이 더 흥미로웠다.
의외로 이 책에서는 시간 관리 이야기도 나온다. 1. 걱정될 요소를 해결할 수 있게 시간 관리를 잘해서 문제를 풀기. 2. 스트레스 받는 일이 아닌 여유에 일부러 시간 할애해놓기. 다른 자기 계발서에 봤던 SMART가 나와서 조금 의외이긴 했다.
이 책을 읽으며, 사실 든 생각은 '나 정도면 생각 과잉이라고 걱정할 수준은 아니군'이었다. 분명 어떨 때는 쓸데없는 걱정을 하기도 한다.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던가, 과거에 했던 실수를 들추어서 스스로 괴로워하기도 한다. 그러다가 결국 내 삶에 주어진 일들을 해결하느라, 어쩌다보니 걱정을 미뤄뒀다. 이 책에서 나오는 방법 중 하나다. '그래, 걱정해도 되지! 하지만 지금 말고 나중에 하자! 내일 오후 6시 반쯤 어때?' 식으로 자신의 걱정을 미뤄두는 거다. 그러면 보통 그 때 쯤 되면 잊어버리거나, 걱정해보려해도 쓸떼없는 일이라는 걸 깨닫게 되는 거다. 이래서 농담으로 '바쁘면 걱정할 시간도 없다'라는 게, 농담이 아니라 과학이었던 거다.
그래도 이 책을 통해서 걱정과 반추를 다룰 방법들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다음에 또 걱정이나 반추에 빠지더라도, '아, 이렇게 해보면 되겠군'이라는 나의 무기가 하나 생긴 것 같아서 읽은 보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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