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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96

고요한 우연

104쪽 슈퍼맨이 되고 싶은 게 아니다. 그렇게까지 특별해지고 싶은 마음은 없다. 드넓은 백사장에는 예쁜 조개껍데기도 있고 바다에서 떠밀려 온 미역 줄기도 있다. 그리고 헤어릴 수 없이 수많은 모래알이 있다. 나는 그저 조금이라도 반짝이는 모래알이 되고 싶은 것뿐이다. 신발 끈을 안 풀리게 묶는다거나 지도가 필요 없을 만큼 방향감각이 좋다거나 가위바위보 승률이 유난히 높다거나, 이렇게 아주 사소하게 반짝이는 것만으로 충분한데. 그러나 나에게는 그마저도 없었다. 그 작은 반짝임 하나가.

나는 신이다

4% 사이버 종교가 갖는 세 번째 특징은 바로 적극적인 전도, 그리고 이에 따른 금전 수취 구조입니다. '적극적'이라고는 하지만 보통은 비정상적일 정도입니다. 전도를 위해, 그리고 그 전도에 따른 금전 수취 구조의 달성을 위해 가족과 멀어질 것을 강요합니다. 이것이 바로 사이비 종교의 가장 큰 밑천이 되는 것입니다. 기독교계 이단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신약성서인 『디도서(Book of Titus)』에 보면 아주 명확하게 나와 있습니다. 1장 11절을 보면…. "Whose mouths must be stopped, who subvert whole houses, teaching things which they ought not, for filthy lucre's sake." 라고 합니다. 역..

소비 수업

24% 에밀 졸라가 백화점을 '부인들의 천국'이라고 묘사했듯 백화점은 당시 여성들에게 교회나 성당을 제외하고 남성의 에스코트 없이 방문할 수 있는 최초의 공적 장소였다. 27% 부르디외는 문화자본을 다시 세 가지 형태로 분류했는데, 체화된 상태의 문화자본, 객곽화된 상태의 문화자본, 그리고 제도화된 상태의 문화자본이 그것이다. 먼저 그가 말하는 체화된 상태의 문화자본이랑 말투, 교양, 세련됨, 품위, 스타일, 취향같이 어렸을 때부터 오랜기간 지속되어 몸에 밴 습관 등을 말한다. 27% 부르디외의 문화자본 중 객관화딘 형태의 문화자본은 책, 그림, 기념물, 악기와 같이 물질적 형태로 전수 가능한 자본을 말한다. 27% 그러나 어떤 사람이 객관적 상태의 문화자본을 소유하고 있다고 해서 그것을 소유하지 못한 ..

해본 적 없는 북클럽을 2개나 신청했다

각 출판사가 서점에서 북클럽, 독서모임 등을 하는 건 알고 있었다. 여태껏 읽고 싶은 책은 많았고, 북클럽을 통해 지정된 책을 읽기엔 귀찮았다. 게다가 내가 제대로 때에 맞춰 책을 읽을 수 있으지도 모르겠고. 매해 읽은 책을 점검하는데, 읽은 문학이 고작 1권 수준인 경우도 있었다. 어릴 때 꿈은 어디로 갔나? 그래도 소설가를 꿈꾸던 때도 있었는데. 멀어짐을 슬퍼하기보다는 가까워질 방법을 생각했다. 그 탓에 조금 무리일 지 몰라도 북클럽을 2개 신청했다. 1. 문학과 지성 북클럽 https://link.tumblbug.com/OfRblQemHyb 두 달에 한 번 시집 읽기! 문학과지성사와 함께하는 신간시집 읽기 북클럽 '문지기' 회원을 모집합니다. www.tumblbug.com 이건 텀블벅에서 우연하게 ..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

128쪽 소설가들의 직업병인 피해의식과 거기에서 비롯되는 시기심, 분노, 우울증 그리고 자기 파괴에 대한 이야기다. 특정인을 겨낭하는 것이 아니며, 사실 나 자신이 이 모든 사항에 다 해당된다.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닌 듯하다. 은희경의 『태연한 인생』(창비 2012)을 읽다가 아래 대목에서 무릎을치며 웃었다. 작가들에게는 자신이 충분히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오해하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름을 얻은 작가들도 다르지 않았다. 책이 많이 팔리는 작가는 그 때문에 편견이 생겨서 문학성을 인정받지 못한다는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었고 반대인 경우는 문단의 상업주의 탓에 형편없는 작품이 대중의 인기를 업고 후하게 평가되고 있다고 불만이었다. 166쪽 이 작품을 발표하고 나자 몇몇 젊은 작가들이 큰 비밀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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