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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메모] 철학의 쓸모

idtptkd 2024. 10. 20.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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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쓸모 | 로랑스 드빌레르 - 교보문고

철학의 쓸모 | 인생의 모든 고통에 대한 해답은 철학에 있다! 아주 오래전 삶이 던진 질문에 니체, 데카르트, 파스칼, 스피노자, 몽테뉴가 답하다.출간 후 40주 연속 베스트셀러, 예스24 ‘올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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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철학의 쓸모는 두 가지다. 하나는 여러 질병으로 고통받는 우리에게 진단과 소견을 제공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스스로 건강하다고 믿는 우리가 실제로는 병에 걸린 사실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14쪽
다만 산다는 것은 그 자체로 치유가 필요한 질병이라는 말이다.

62쪽
질병의 반대말은 건강이 아니라 질병을 극복하는 능력, 즉 병에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새로운 삶의 기준을 설정하여 활기찬 삶을 유지할 새로운 방식을 찾는 능력일지도 모른다.

74쪽
물론 극한의 고통은 매우 아름다운 시나 폐부를 찌르는 철학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창조는 극한의 고통이 한 차례 지나간 후에나 가능한 일이다. 고통이 거기에 있는 한, 그 그늘에 가려져 어떤 것도 빛을 볼 수 없다.

79쪽
보부아르는 이렇게 말했다. “노화는 죽음보다 더 큰 반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도 그럴 것이 삶의 반대말은 죽음이 아니라 노화이기 때문이다. 노화는 삶의 패러디다. 노화가 이전 삶에 대한 터무니없는 패러디가 되지 않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 우리의 삶을 의미 있게 해주는 목표를 계속해서 추구해 나가는 것이다. 바로 개인과 공동체에, 그리고 대의명분과 사회적·정치적·지적·창의적 작업에 헌신하는 것이다.” 늙어서도 무디고 둔해지지 않으려면 욕망, 분노, 과잉을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107쪽
인간의 어리석음을 치료하는 데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철학은 사유하는 방법을 재교육하여 스스로 독자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는 대개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고 임팩트, 솔루션, 브리핑 같은 모호한 외국어들로 표현되는 대중적이고 과격한 여론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그로므로 시류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호기심을 키우고 무비판적 사고를 거부하며 낯선 것을 수용할 줄 알아야한다.

131쪽
영운은 일상에서 벗어나 있을 때만 영웅이 될 수 있다. 바로 이런 차이가 삶과 픽션을, 현실과 문학을 갈라놓는다. 그래서 아무리 현실적인 소설이라 해도 일상은 이야기되지 않는다. 내러티브, 시나리오, 서사를 구성할 때 일상은 뒷전으로 밀려난다.

137쪽
담배를 끊고자 하면서도 금연을 해내지 못하는 사람은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는 의지의 고질적인 문제를 여실히 보여준다.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는 것과 자신의 의지를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일종의 질병이다. 이는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아크라시아’라는 이름으로 지칭되어왔으며, 오늘날에는 대개 의지박약으로 불리는 질병이다.

139쪽
전문가들은 스트레스란 할 수 없어서 하지 못한 일이 아니라 할 수 있었으나 하지 않은 일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142쪽
의지박약에 맞서 싸우려고 해봤자 백전백패는 불을 보듯 뻔하다. 따라서 세이렌의 노래에 유혹당하지 않기 위해 범선의 돛대에 자신을 결박한 오디세우스를 따라 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자신의 취약한 의지에 맞서겠다고 의지에 기대는 것은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다. 따라서 의지박약을 고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나를 구원해주지 못하는 의지에 기대는 대신 실질적으로 나를 도울 수 있는 장치를 이용하는 것이다(오디세우스가 돛대에 자신을 결박한 것처럼).

182쪽
후회와 자책에서 벗어나려면 현명하게, 그리고 노력을 통해 참되게 살아야 한다. 참된 삶의 비결은 늘 자신을 가까이 들여다보고, 어떤 일이든 능동적으로 경험하며 어쩔 수 없이 수동적으로 감내하지 않는 것이다. 후회하고 싶지 않고 억지로 참고 싶지 않다면 행동해야 한다. 원하는 것을 하지 말고 지금 하고 있는 것을 원해야 한다.

209쪽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컵에 물이 반쯤 찼느냐, 반쯤 비었느냐가 아니라 오직 컵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감사할 줄 아는 것이다. 실패하든 성공하든 경험으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본질적으로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

210쪽(앞 장이라 말이 달라짐. 이 책의 특징임. 이래서 읽다가 좀 짜증남. ‘어쩌라고’라는 느낌)
그러나 철학은 여기에 동읳지 않는다.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철학의 사명은 실패는 실패일 뿐이며,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216쪽
모든 욕망은 어떤 의미에서 불가능에 대한 욕망, 바꿀 수 없는 것을 바꾸고자 하는 의지이기 때문에, 우리는 무엇보다도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것만을 욕망하는 법을 먼저 배워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다른 것들은 우리에게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에픽테토스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그대의 욕망을 완전히 없애버려라. 그대가 손에 넣을 수 없는 것들을 욕망한다면, 그대는 절대로 행복해질 수 없으리니.”

218쪽(216쪽에서 한 말과 달라진다. 이래서 이 책이 메모할 건 많지만, 읽고 나니 쥔 게 없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하지만 오직 가능한 것만 욕망하는 것이 과연 욕망일까? 오히려 욕망에는 만족 이상의 것을 추구하게 하는 불안과 희망이 내포되어 있지 않을까? 그 때문에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언제나 다른 무언가를 기대하는 것은 아닐까?

214쪽
니체는 말했다. “하루에 3분의 2를 자신을 위해 쓰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그가 정치인이든 상인이든 관리든 학자든 노예에 불과하다.” 우리를 구별 짓는 것은 직업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 사용하는 시간이다. 우리는 자신만의 시간을 잘 보내기 위해 일을 하고 돈을 벌지만, 문제는 일이 우리의 시간을 온통 잡아먹는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노동자의 비극이다.

263쪽(이 책에서 가장 크게 실망한 부분. 완독 강박이 있어서 꾸역꾸역 읽었지만, 이 책을 절대 추천하지 않는 이유)
돈이 특유의 마법을 부리지 못하는 영역은 분명히 존재한다. 바로 형이상학, 특히 신의 존재 증명이다. 신의 실존은 우리가 형성한 신의 관념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신을 생각한다는 것은 그가 존재한다고 믿는 것이다. 필연적으로 존재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신의 속성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는 신이 아니라 우연에 의해 존재하는 한 사람에 불과하다(나는 물론 나의 부모도, 그 윗세대도 존재하지 않을 수 있었다.). 따라서 철학은 ‘신은 신이다, 고로 존재한다’는 주장만으로도 신의 존재가 충분히 증명될 수 있다고 말한다.

305쪽
행복의 비결은 멀리 있지 않았다. 수 세기의 방황, 수천 년의 좌절 끝에 사람들은 마침내 행복에 이르는 길을 발견했다. 바로 현재를 사는 것이다. 단순하고 가볍게 지금, 여기, 이 순간에 온전히 몰두하는 것이다.

306쪽(또 305쪽 말 뒤집는데, 내가 이 책을 추천하는 않는 이유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래서 어쩌라고’라는 말이 저절로 튀어나오게, 해결이나 대안 같은 게 없다. 현재의 행복에 대한 부분은 305~306쪽에서 끝나는데, 아래의 발췌처럼 끝나버린다.)
더 이상 아무런 기대나 의지를 가질 필요가 없다는 듯 현재의 순간에 완전히 몰두하는 행복은 편안해 보이지만 ‘풀을 뜯어 먹는 사축 떼’의 허망한 행복이다. 인간은 절대로 현재를, 순간만을 살지 못하고, 언제나 미래와 과거를 살아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인간은 과거의 행복했던 순간을 그리워하고, 미래에 올 행복을 기대하며 살아간다. 그래서 현재는 언제나 희망과 후회로 가득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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