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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쪽
핵심은 텍스트를 읽어내는 힘을 길러야 대상을 해석하고, 자신 역시 높은 수준의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정말 신하게도 아는 것이 별로 없는 사람은 글도 딱 그 정도 수준밖에 쓰지 못한다. 쓰고 싶어도 아는 게 본 게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사량이 풍부하고 평소에 높은 수준의 비평, 칼럼 등을 자주 읽고 소화하는 사람은 글도 그 정도 쓸 수 있다. 독해력이 곧 쓰는 힘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41쪽
뭔가를 ‘하면서 독서’를 하는 데 책을 읽는 자세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드러누워서 책을 읽는 습관이 있었다. 공부할 때는 책상 앞에 바른 자세로 앉아서 하는 게 좋지만, 책은 목욕탕이나 화장실, 지하철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읽는 게 좋기 때문이다. 어떤 자세로든 읽을 수 있도록 자유를 주는 것이 좋다.
56쪽
교사를 예를 들어 말하기는 했지만, 읽은 것을 더 잘 기억하려면 읽은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줄 상대를 찾아보는 것이 좋다. 사람이 아니어도 서평 노트를 만들어 읽으며 느낀 것을 써내려가도 좋다. 그렇게 뭔가를 남기려는 생각만으로도 독서의 질은 충분히 높아질 수 있다.
63쪽
책을 깨끗하게 읽으려고 노력하다 보면 책에 몰입할 수 없고, 그러면 책을 읽고 나서도 남는 게 별로 없기 때문이다. 나도 예전에 책을 깨끗이 읽으려고 노력한 적이 있었는데, 그 시기에 읽은 책은 내용을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
64쪽
인용을 확실히 하기 위해서 권하는 방법은 3색 볼펜을 사용하는 것이다. 나는 책을 읽을 때, 빨강, 파랑, 초록이 들어 있는 3색 볼펜을 늘 사용한다. 3색을 사용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빨간색으로 밑줄을 긋는다. 그다음 ‘정보로써 요한 부분’은 파란색으로 표시한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거나 재미있다고 느낀 부분’은 초력색으로 줄을 친다.
72쪽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지름길은 좋아하는 만화나 영화의 대사를 써보거나 노벨라이즈해 보는 것이다. 좋아하는 드라마의 속편을 써보는 것도 좋다. 상상의 세계가 확대되면 쓰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91쪽
종종 학생들은 ‘질문’과 ‘발문’을 헷갈려 하는데, 질문과 발문은 엄연히 다르다. 발문은 단순한 질문이 아니라 독해를 요구하는 질문이다.
예를 들어 “《마음》을 쓴 사람은 누구입니까?”라고 묻는다면 대답은 ‘나쓰메 소세키’로, 여기서 대화가 끝나버린다. 이것이 바로 ‘질문’이다. 한편 “어느 시점에서 주인공이 K를 배신할 결심을 했을까요?”라든가, “K가 자살하기 전에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라고 묻는다면 질문을 받은 사람은 《마음》을 읽고 이해하지 않았다면 대답할 수가 없다. 즉, 질문을 계기로 생각이 깊어지는 것을 ‘발문’이라고 한다.
102쪽
평론은 기본적으로 어떤 주장이나 글의 내용을 평가해야 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를 기반으로 한다. 그래서 한 편의 글을 이해하려면 꽤 많은 지식이 필요할 때가 많다. 평론가들이 자신의 지식을 자랑하려고 늘어놓는 게 아니라, 자신의 주장과 근거가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그 근거를 붙이려고 하다 보니 배경 지식이 없는 독자들에게는 글이 어렵게 느껴지게 되는 것이다. 지식의 유무에 따라 이해도가 좌우될 정도로 어려운 글들도 있는데, 책을 많이 읽어 잘 알고 있으면 ‘아아, 이 이야기의 중심 의미는 이거구나’하고 알게 되지만 전혀 지식이 없는 경우에는 주어진 문장만 보고 이해하는 게 쉽지 않다.
105쪽
대부분의 평론은 ‘이항대립’으로 쓰여 있다. ‘일반적으로 A라는 새앆이 있는데, B라는 생각도 있다’라는 식이 바로 이항대립이다. 이 구조만 안다면 어떤 어려운 평론도 무섭지 않다. 평론이 어렵다는 사람은 A와 B를 뒤죽박죽 섞어서 막연하게 읽기 때문이다. 대립하는 것을 먼저 찾고 그것이 각각 다르다는 것을 의식하면서 읽으면 훨씬 글이 쉬워진다.
106쪽
입시 문제에 출제되는 평론은 언뜻 보기에 무척 논리적이다. 그 글을 쓴 저자도 좋고 싫음을 노골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결국 저자가 ‘좋아하는 것은 이것이고, 싫어하는 것은 이것이다’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내용이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좋고 싫음’을 그룹으로 나누어 읽다 보면 이항대립이 분명해진다.
117쪽 (국내 실정에 맞춰, 다른 대안을 같이 제안했으면 좋았을텐데)
글쓰기란 하루아침에 실력이 느는 게 아니다. 빗물이 고여 웅덩이를 이루고 그것이 모여 호수를 이루듯 천천히, 꾸준히 해야만 이룰 수 있다.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많은 글을 읽고 쓰는 연습을 하는 것뿐이다. 단, 일기 같은 편안한 글이 아니라 좀 더 어려운 과제에 도전해보는 게 좋다. 그래서 내가 제안하는 것은 도쿄대학교 입시 문제이다.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문장을 기르기에 이만한 과제가 없다.
161쪽
단순히 자신의 경험을 적는 것이 아니라 ‘거기서 무엇을 배웠느냐’에 중점을 두면 좋다. 특히 중요한 것은 자신이 어떻게 ‘변화했는가’에 집중하는 것이다. ‘번화’에 대한 주제는 다른 사람의 공감을 얻기 쉽다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음악 동아리 활동밖에 쓸 게 없는 경우, ‘자신은 음악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아침부터 밤까지 기타 연습을 하여 이러한 고난도의 테크틱을 습득했습니다’라는 식으로 쓰면 상대의 마음에 어떤 감동도 주지 못한다. 그 속에서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써야 감동을 줄 수 있다. ‘자신에게 터닝포인트가 된 사건은 이것이다’라는 사실과 구체적인 에피소드뿐 아니라 그 덕분에 ‘나’라는 인간은 어떻게 ‘변화’했다는 것을 적어야만 한다.
‘모든 재능은 타고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잘하는 친구들을 보면 무대 위의 화려한 모습만 본 채 ‘쟨 원래 잘하는 애’라고 치부해 버렸는데, 기타 연습을 하는 과정에서 그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화려한 한 번의 무대를 위해 사실 그들은 매일같이 고통스러울 정도의 연습을 했고 그 연습이 있었기 때문에 무대가 완벽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정도의 자신의 생각이 바뀐 부분을 담아줘야 한다. 그래야 상대에게 그 사람의 변화가 전해져서 상대방이 그 사람의 감수성과 학습 능력까지도 미루어 짐작하게 된다. 또 그 사람의 솔직함, 어떤 과정 속에서도 무엇이든 잡아내려 노력하는 민감한 안테나, 결정적인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힘 등을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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